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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딥워크 – 과연 나는 제대로 일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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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쉴틈없이 바쁘게 일하는데 왜 항상 제자리인 느낌일까? 이메일 처리하고 미팅 몇 건 했더니 하루가 그냥 가버렸는데, 내일이라고 다를 것 같지도 않다. 과연 이렇게 일하는게 맞는걸까? 그렇게 열심히 일과를 보내도 저녁시간에 쉬지도 못하고 역시나 잔업을 처리하거나 회식하기 일쑤다. 이런 고민들 누구나 한번쯤, 아니 자주 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이런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다. 과연 직장 생활에서 내가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딥 워크 – 칼 뉴포트

딥워크(Deep Work)는 이런 문제인식에 한 가지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인 칼 뉴포트(Cal Newport)는 MIT 박사과정 시절 천재적인 교수의 무서운 집중력을 통해 딥워크의 단초를 얻고 이를 실천하고 발전시키며 자기 나름의 딥워크 방법론을 구축했다. 저자는 딥워크를 실천하며 주중에 5-6시 이후에는 거의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조지타운 대학에 조건부 종신 교수로 채용되고, 매년 6편 이상의 논문을 쓰고, 10년 동안 네 권의 책을 펴내는 등 엄청난 생산성을 보여줬다. 저자 뿐 아니라 카를 융, 우디 앨런, 조앤 롤링, 빌 게이츠, 도널드 크누스, 월터 아이작슨 등 큰 성과를 낸 인물들은 대부분 딥워크를 실천했다.

Author – Cal Newport

딥워크, 신경제의 가장 중요한 능력

딥워크인지능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정도로 최고의 집중 상태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대조되는 개념은 피상적 작업(Shallow Work)인데, 이는 지적 노력이 크게 필요치 않고 산만한 상태에서도 수행할 수 있는 부수적인 작업을 말한다. 이메일을 체크하고 답장하고 웹서핑을 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체크하고, 간단한 미팅을 하거나 네크워킹을 위한 행사에 참여하는 등의 가벼운 작업이 모두 피상적 작업에 해당한다. 어쩌면 일과 중 대부분이 피상적 작업을 처리하고 있을 수 있다.

딥워크가 왜 중요할까? 글로벌 경쟁이 일반화되고 앞으로 사람이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신경제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가 되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두가지 핵심 능력이 필요한데 1) 어려운 일을 신속하게 습득하는 능력(학습)2) 질과 속도 면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올리는 능력(생산성)이다. 이러한 능력은 딥워크를 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된다. 신경과학자들은 연관된 뉴런 주위로 수초가 많이 생성될수록 능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이런 수초화를 위해선 학습하는 과제에 강하게 집중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높은 생산성을 달성하려면 짧은 시간 간격으로 업무간 널뛰기를 하는 멀티태스킹을 피하고 오랫 동안 한 가지 일에 전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작업 간 전환이 잦을수록 주의 잔류물(attention residue)이 많아 성과가 나쁘다는 것이 심리학 실험을 통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딥워크를 방해하는 세 가지 트렌드1) 개방형 사무실, 2) 인스턴트 메신저, 3) 소셜 미디어– 때문에 몰입과 집중이 쉽지 않다. 이들 트렌드가 제공하는 우연적 협업과 빠른 소통, 노출 증대 등의 혜택 때문에 상시 접속 문화가 지배적인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그럼 과연 이들 트렌드가 성과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고 있을까? 여기서 아이러니는 상시 접속 문화의 성과에 대해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측정이 어려울 때는 가장 쉬운 방법을 선택하는데 그것은 상시 접속이 주는 혜택을 받아들임으로서 거부함으로 오는 리스크를 없애는 것이다. 또한 성과 측정의 어려움은 분주함을 생산성과 혼동하게 하는 원인이 되어 피상적 작업을 부추긴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현대인은 딥워크와 반대 방향에서 일하는 경향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딥워크의 실행 방안

그럼 딥워크를 어떻게 해야 할까? 의지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의지력을 최소화 하면서 일에 집중하도록 체계적인 일과와 의식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즉, 계획과 훈련을 통해 습관으로서 체득하라는 것이다. 우선 일상에서 딥워크를 접목하는 네 가지 방식 중에 본인과 잘 맞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1. 수도승 방식: 극단적으로 피상적 작업을 거부하거나 줄여서 대부분 시간을 딥워크에 투여하는 방식. 유명한 컴퓨터 공학자인 도널드 크누스는 이메일 없이 우편을 이용하면서 불필요한 일을 차단함
  2. 이원적 방식: 시간을 분명하게 나눠서 일부는 딥워크에 나머지는 다른 일에 할당하는 방식. 심리학자 카를 융은 일주일에 주말 포함 4일은 딥워크에 할애하고 나머지 3일은 환자도 보고 강연도 함
  3. 운율적 방식: 딥워크를 하기 위한 삶의 리듬을 만드는 방식. 예를 들어 하루 중 일정 시간(새벽 등)을 딥워크 시간으로 잡고 지키도록 규칙을 만드는 것을 들 수 있음
  4. 기자 방식: 일과 중에 시간이 날 때마다 딥워크를 하는 방식. 스티브 잡스의 전기 작가로 유명한 월터 아이작슨은 업무 중이나 휴식 중 틈 날 때마다 집필 모드로 전환함. 초심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음 방식

딥워크에 집중하는 시간 단위의 길이로 볼 때 수도승 방식이 가장 길고, 이원적 방식, 운율적 방식, 기자 방식 순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의 성향과 환경에 맞게 적합한 방식을 찾아야겠지만, 몇 가지 방식을 혼합해서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접근법이다. 예를 들어, 기본적으로 운율적 방식을 채택하여 새벽 시간 2-3시간을 딥워크 시간으로 할당해 실천하다가 특별히 집중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 경우 이원적 방식으로 딥워크 강도를 높이는 것이다. 또한 어느 정도 딥워크가 단련이 되면 짜투리 시간에 기자 방식을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일상에서 딥워크하는 방식을 결정했다면 실제 딥워크 시간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저자는 4DX라는 네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다만 전략을 수립하는 일보다 실행하는 일이 어렵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1. 가장 중요한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라
  2. 목표를 위해 딥워크에 들인 시간을 지표로 삼아라
  3. 딥워크에 들인 시간을 눈으로 확인하라
  4. 성과를 정기적으로 점점하는 자리를 만들어라

딥워크 계획이 수립되었다면 집중을 극대화하기 위한 딥워크 의식을 정해야 한다. 딥워크를 할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체계적으로 진행할 규칙과 절차가 필요하다. 또한 몰입을 도울 보조 수단을 갖추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커피나 산책과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딥워크로 들어갈 때 거창한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마음가짐을 다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앤 롤링은 해리 포터 시리즈 마지막 책을 집필하기 위해 에든버러 성 근처 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에 투숙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딥워크에서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은 일과 후 완전한 휴식이다. 일과가 끝나면 다음 날 아침까지 일과 관련된 생각을 일체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휴식기를 통해 집중력을 회복하고 통찰력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일과가 끝날 때 10-20분 정도 차단의식을 제안한다. 모든 과제나 목표를 살피고 완결 계획을 세우거나 적기에 다시 다룰 수 있게 정리하는 일이다. 차단의식은 완료되지 않은 과제가 정신을 지배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3개 장에 걸쳐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를 극복하는 방법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1) 무료하거나 집중이 안될 때 고자극/저가치 활동으로 너무 쉽게 넘어가는 산만함을 극복하는 인위적인 훈련, 2) 네트워크 도구들로 인해 집중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도구의 선택과 차단 방법, 3) 이메일과 같은 피상적 작업을 차단하는 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다.

깊이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우다

총평을 하자면 현대인의 업무 습관을 잘 꿰뚫고 있고 한가지 치료법으로서 딥워크를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진지하게 읽어볼 가치가 있다. 하루 종일 이메일 처리에 매몰되고 틈날 때마다 페이스북을 들여다 보면서도 시간 낭비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드는 상황에서 무릎을 치며 공감한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와 업의 특성이 깊이보다는 넓이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깊이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짚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충분히 실행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Written by zeronova

2017/08/20 at 6:3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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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이노베이션 – 책 요약 (1-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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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최윤섭 박사님의 “헬스케어 이노베이션”이라는 책을 다 읽었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 블로그에 요약을 남겨본다. 원래 최박사님께서 “최윤섭의 Healthcare Innovation“이라는 블로그를 오래 전부터 운영해 오고 있고, 전문성있고 깊이 있는 분석글을 올려 주시고 있다. 이번 책은 그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깔끔하게 다듬은 결과물이라 하겠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용적으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 1~3장: 헬스케어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에 대해 사례 위주로 설명
  • 4~5장: 미래의 헬스케어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와 실패사례를 통한 교훈
  • 6~7장: 헬스케어 사업을 위한 조언과 예측

그 중 우선 1~3장 까지 최신 헬스케어 혁신 사례들에 대해 정리해 본다. (나머지는 시간 나면 다시 정리할 계획)

 

1장에서는 개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와 이를 통한 맞춤 의학의 발전과 전망에 대해 설명한다.

  • 일루미나(Illumina) 유전체 분석 기기를 생산하는 회사로, 2014년 1월 1,000 달러 이하로 30 시간 정도에 한 사람의 유전 정보를 해독할 수 있다고 발표함으로써, ‘1,000 달러 게놈’ 시대를 열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이제 개인 각자가 유전 정보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고, 유전 정보를 활용하는 사례가 엄청 늘어날 것이다.
  • 파운데이션 메디신(Foundation Medicine) 암과 관련된 유전자 236개를 한번에 정밀 분석하여 적합한 치료제를 처방해 준다. 그것도 단 2주만에 5,800 달러의 비용이면 가능하다. 비용과 시간을 극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유전 정보에 의한 암 맞춤 치료의 시대를 연 것이다.
  • 23andMe 개인 유전 정보 분석 서비스 시장을 개척한 회사로, 개인 고객이 의사를 통하지 않고 자신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 주요 질병에 대한 발병 확률, 유전적 특징 등에 대해 알려준다. 처음 999 달러로 시작해, 지금은 99 달러까지 저렴해 졌다. 궁극적인 목표는 100만 명의 유전 정보 빅데이터를 확보하여 그 동안 답하지 못했던 많은 의학적인 문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2014년 7월 70만명 확보)
  • 카운실(Counsyl) 부모의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임신하기도 전에 미리 아기가 희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알 수 있는 가족계획검사(family prep screen) 서비스를 제공한다. 태어날 아기의 생명과 관련되어 있어 비용 지불 의사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비용은 부부가 함께 120만원) 이미 미국서 태어나는 신생아의 4% 정도가 이 테스트를 거쳐 태어난다고 한다.
  • 미놈(Miinome) 각 소비자들의 유전자 정보와 물건을 팔고자 하는 마케터 사이를 이어주는 유전 정보 거래 플랫폼을 계획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유전 정보에 맞는 새로운 제품 정보나 광고들을 미놈을 통해 받아보게 된다. 예를 들어, 대머리가 될 확률이 높은 사용자에게 탈모 유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스파나 요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유전 정보에 대한 활용 가능성을 건강/의료를 넘어서 넓힌 것이다.

2장에서는 최근 등장한 다양한 헬스케어 디바이스를 소개한다.

  • 스카나두(Scanadu) 스카우트(SCOUT)라는 활력 징후 측정 장치를 개발하고 있는데, 손바닥 보다 작은 크기의 장치를 관자놀이에 대고 있으면 10초 내에 기본적인 신체 활력 징후(심박수, 체온, 맥파 전달 시간, 산소 포화도 등)를 측정해 준다. 이 정보는 가족이나 의사와 공유할 수 있다. 가격도 150 달러로 저렴하다. 꼭 병원에 가지 않아도 이런 정도의 신체 정보를 상시적으로 체크할 수 있어 질병에 대해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고, 장기간 저장된 개인 데이터는 맞춤형 의료를 가능하게 한다.
  • 메드마인더(MedMinder) 스마트 약상자로 복용할 약이 요일별, 아침/점심/저녁 시간별 개별 트레이로 나눠 보관되고 약 먹을 시간이 되면 알람이 울린다. 또한 트레이 뚜껑을 열어야 할 때 환자가 열지 않거나 엉뚱한 트레이를 열면 환자와 보호자에게 연락이 간다. 고령 환자에게 상당히 도움이 된다.
  • 프로테우스 디지털 헬스(Proteus Digital Health) 기존의 먹는 약에 부착할 수 있는 모래알 크기의 ‘소화 가능한 센서(ingestible sensor)’를 개발했다. 구리와 마그네슘으로 이루어진 이 센서는 위 속에 들어가 위액과 반응하면 1.5볼트 정도의 미세한 전류를 발생시키고 이후 자연스럽게 체내에 소화된다. 배에 붙여 놓은 패치에 의해 발생된 전류를 감지하여 약의 복용여부와 시간을 스마트폰이나 클라우드에 기록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기술을 ‘스마트 약(smart pill)’이라고 부르며, FDA 승인을 마쳤고 임상 시험 결과 99.1%의 정확도를 보였다. 다국적 제약사에서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고, 병원과 보험사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얼라이브코(AliveCor) 아이폰이나 갤럭시 같은 스마트폰에 부착 가능한 케이스 형태의 심전도 기기다. 두 개의 전극이 붙어 있어 양손으로 잡거나 가슴에 대면 심전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심지어 사람 뿐만 아니라 애완동물의 심장 상태도 측정할 수있다. 이렇게 얻은 심전도 데이터를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다. 또한 얼라이브 인사이트 서비스를 통해 측정한 심전도 데이터를 의료 전문가에게 원격 전송해서 해석과 진단도 받을 수 있다. 더 나아가 병원의 EMR 시스템과 연동시킴으로써 평소 측정한 심전도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전송되어 병원의 EMR에 자동으로 저장되고, 의사들이 환자 진료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이 제품은 이미 FDA 승인을 받았고 가격도 200 달러 정도로 저렴하다. 가장 완성도있고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도 영리한 회사라 할 수 있다.
  • 구글 혈당 측정용 컨택트 렌즈 눈물을 통해 비침습적이고 연속적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컨택트 렌즈를 개발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을 자주 측정해야 하는데 매번 피를 뽑아 측정하는 것은 매우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로서, 혈당뿐 아니라 체온, 콜레스테롤 수치 등과 같은 다양한 활력 징후도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렌즈에 LED를 장착함으로써 정보를 바로 표시할 수 있으며 증강현실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물론 아직 기술적인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완성될 경우 파괴력이 엄청날 것으로 전망한다.

3장에서는 최신 IT 기술들이 헬스케어 분야에 활용되는 사례를 소개한다.

  • 구글 글래스 가장 말되는 응용으로서 의사들이 수술 중에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여, CT 스캔 이미지나 과거 병력/환자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수술 과정을 의사 관점에서 녹화하여 교육용으로 활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보스턴 종합 병원은 응급실에서 의사들이 글래스를 착용하고 다니는 최초의 병원이 되었고, UC 어바인 의과대학에서는 구글 글래스를 학생들의 교육 커리큘럼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 글래스 전용 의료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오그메딕스는 진료시 입력해야 하는 전자건강기록(EHR)을 구글 글래스를 통해 자동으로 입력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를 통해 의사들이 데이터 입력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고, 환자와 직접 대면하는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3명의 의사가 오그매딕스의 구글 글래스를 이용해 2,700건이 넘는 환자 진료를 수행한 결과 데이터 입력 시간은 총 근무 시간의 33%에서 9%로 대폭 줄었고,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시간은 35%에서 70%로 두 배 증가했다. 이와 같이 의료 환경에서 구글 글래스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 IBM 왓슨 미국 유명 퀴즈쇼 프로그램 ‘제퍼디!’에서 인간 챔피언들을 이긴 IBM 슈퍼컴퓨터 왓슨은 암 의료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암 연구 분야에 대해 60만 건의 의학적 근거, 42개 의학 저널과 임상 시험 데이터로부터 200만 페이지 분량의 자료들을 학습시키고, 전문의들의 노트, 환자들의 기록, 실험실 결과, 임상 결과 등의 자연어 형태의 데이터를 모두 학습시켰다. 2013년 2월 드디어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 실제 투입되어, 의사들에게 특정 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가능한 최적의 치료법을 추천해 주기 위해 사용됬다. 또한 의료 보험사인 웰포인트는 특정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제시하는 치료법과 왓슨이 제시하는 치료법을 서로 비교하여 의료 보험금을 지급해도 되겠는지 판단하는 용도로 왓슨을 활용하고 있다. 왓슨은 인간이 모두 기억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의학 지식을 눈 깜짝할 사이 검색하고 진료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 의학의 목표 중 하나인 ‘근거 중심 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을 구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물론 왓슨은 의사의 결정을 보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 최종 결정은 의사의 경험과 직관에 따라 내려진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의사의 역할에 대해 제정의가 필요한 시대가 오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 3D 프린터 개별 환자의 신체 구조를 더 정확하게 반영해서 맞춤형 인공물을 만들어 낸다. 이미 의료 현장에 폭넓게 응용되고 있는데, 정형외과, 치과, 성형외과에 이어 암 수술에까지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맞춤형 보청기가 가장 일반적이며, 치아 보철물 역시 3D 프린터로 만들게 되면 비용과 시간을 현격히 줄여 줄 수 있다. 또한 기존 방식으론 제작 자체가 어려운 인공 턱뼈도 최근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 맞춤 의족은 사용자의 취향과 개성을 반영하여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할 수 있어 환자의 감성적인 부분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맞춤 기관지 부목으로 생후 2개월 된 갓난 아기의 생명을 구한 사례이다. 기관지연화증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기존 방식과 수술로는사실상 치료 옵션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3D 프린터로 제작된 기관지 부목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 더 이상 다른 처치법이 없었던 상황에서 3D 프린터를 활용해 성공한 첫 케이스이고, 앞으로 이런 형태로 불가능했던 치료나 수술에 3D 프린터가 활용될 가능성이 늘어나고 있다.
  • 소셜 네트워크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는 나와 같은 질병을 가진 환자들을 찾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환자 전용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한 마디로 환자들의 페이스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교류를 통해 치료 정보를 교류하고 심정적인 위로를 받으면서 투병 의지를 강하게 할 수 있다. 서비스 차원에서는 환자들의 개인 투병 일지, 질병과 약제에 대한 개인 기록 등 쉽게 얻기 힘든 의료 데이터를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모으게 된다. 이렇게 모인 의료 빅데이터는 제약회사와 보험회사에 큰 가치를 지니게 된다. 실제로 이들에게 데이터를 판매하고 협업하는 것이 이 회사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독시미티(Doximity)는 의사들만의 비공개 SNS이다. 이미 미국 의사 중 무려 40%가 가입되어 있다. 의사들간 서로 의료 정보를 주고 받고 진료에 대해 협업을 할 수 있다. 의료와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소셜 네트워크가 다양한 형태로 가치를 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Written by zeronova

2015/01/05 at 3:42 pm

최신 IT 트렌드와 비즈니스 수업의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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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한게, 2007년부터니까 2014년까지 무려 8년이나 됬다. 그것도 한 과목을 8년씩이나 가르쳤다. 전공필수 같은 기초과목이면 말이 되지만, 특강 형태의 선택 과목을 8년 동안 가르쳤다는건 나로서도 신기할 따름이다. 그 과목의 제목은 “최신 IT 트렌드와 비즈니스”. 최신 IT 트렌드와 기술을 소개하고,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며,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업이다. 처음 시작할 때와 지금은 트렌드 자체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고, 그에 따라 수업 내용 역시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무작정 트렌드를 소개하기 보다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틀을 기반으로 트렌드를 읽는 방법을 가르치려 노력했다. 가끔 졸업한 제자들을 통해 나름 인기있던 수업이었고, 졸업 후 실용적으로 도움이 되었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뿌듯하고 보람이 있었다. 하지만 작년 수업을 마지막으로  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에서의 강의를 그만하려 한다. 그리고 새로운 형식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 보려 한다.

KAIST MBA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나 자신의 강의 브랜드를 만들어 보려한다.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들을 수 있고, 함께 교류하며 배우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형식을 시도해 보고 싶다. 그리고 내가 일하고 있는 스타트업 동네와 관련있게 만들어 보고 싶다. 사실 KAIST MBA 울타리는 많은 부분을 해결해 준다. 강의 장소와 검증된 학생, 강사료, 겸직교수로서의 지위. 나의 독자적인 강의를 만든다는 것은 이런 부분을 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미있는 시도일 것 같다. 잘되든 못되든간에 이를 통해 배우는 것은 많지 않겠는가? 아직까지 구체적인 안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 예전 수업 내용과 비슷한 형태로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 수업은 매주 3시간씩 8주간의 강의로 이루어졌고, 작년 수업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 Business Creation Toolbox: Business Model, Lean Startup, User-Centered Design(UCD)
  • Business Model 소개와 BM Canvas, BM Patterns & Service Model Patterns, Pattern Thinking
  •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이론과 플랫폼 비즈니스 체크리스트
  •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사례: Big 4 플랫폼과 버티컬 플랫폼
  • 빅데이터와 데이터 중심적 비즈니스 사례들
  • 클라우드 컴퓨팅과 비즈니스 전략과 사례
  • 크라우스소싱(Crowdsourcing) 비즈니스 모델과 사례
  • 공유경제(Sharing Economy) 비즈니스 모델과 사례
  • On/Off Mix(O2O 포함) 비즈니스 모델과 사례
  • 메이커 운동과 제조 혁신 비즈니스 사례
  • 웨어러블 기술과 헬스케어 비즈니스 혁신과 사례
  • 사물 인터넷(IoT) 비즈니스 혁신과 사례

8주간의 수업 동안 IT 트렌드와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 사업 아이템을 잡고, BM Canvas를 그려보고, 최종적으로 사업 계획서를 만들어서 발표하는 것이 최종 프로젝트 과제다. 추가적인 숙제로 국내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해서 BM Canvas를 그려보도록 하고, 페이스북에 수업 후기를 포스팅하도록 했다. 이런 과제를 통해 배운 내용을 실전에 적용해 보도록 장려한 것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있다. 트렌드는 지식을 아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경험을 통해 체득하는게 중요하다고. 핏빗, 조본업 같은 웨어러블 장치를 써 보지도 않고서 웨어러블 비즈니스에 대해 논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그래서 내 수업에서는 가급적 최신의 IT 서비스를 사용해 보고, 직접 그 속에서 생활하도록 했다. 웹 2.0 시절에는 블로그를 쓰게 했고, 그 이후에 트위터, 페이스북 순서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지금이야 모두들 계정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서비스지만, 이런 과제를 낼때만해도 국내에 거의 쓰는 사람이 없을 때라 괜찮은 경험이었을게다. 나의 강의는 그냥 배우는 것보다 경험하는 것을 우선시했고 앞으로도 그런 철학은 유지할 것이다.

내용과 포멧은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대략 다음의 니즈가 있는 곳에서는 강의를 개설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최신 IT 트렌드와 서비스를 알고 싶다.
  •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 분석하고 싶다.
  •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기초를 다지고 싶다.
  • 신규 사업 기획이나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형태들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실제로 KAIST MBA 이외에도 모 대기업 등에서 압축된 내용으로 몇 차례 강의한 적이 있다.

  • 스타트업을 위한 최신 IT 트렌드와 비즈니스 모델 강의
  • 개발자를 위한 최신 IT 트렌드와 비즈니스 모델 강의
  • 전자/전산/정보통신 등 IT 관련 학과 대상의 강의 개설
  • 기업을 위한 최신 IT 트렌드와 비즈니스 모델 강의
  • 오픈 동영상 강의

8년 동안 IT 트렌드 강의를 하다 보니, IT 산업의 급격한 변화를 몸소 경험하게 되었다. 2007년 처음 강의할 때 만해도 웹 2.0이 핵심 트렌드로서 위키피디아, 태그, 폭소노미, RSS, Open API, 매쉬업, 위젯, 라이프로깅, 컨버전스 등을 얘기했었는데, 어느 덧, 모바일과 소셜 미디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등과 같은 주제로 범위가 넓어졌다.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논의가 점점 중요해지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최근 3-4년간에 벌어진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움직임을 보면, 불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그 이전 트렌드가 씨앗이 되어, 분화되고 진화하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 지점을 잘 포착하는 회사가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혁신적인 서비스로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트렌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깊이 있는 이해는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해 준다고 믿는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틀로 바라볼 때 트렌드를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8년간의 강의는 내게 이런 인사이트와 경험을 선사했다. 물론 자랑스러운 제자들과 함께 한 것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리라. 그런 점에서 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에 매우 감사하고 처음 소개해 주신 류중희 대표와 차동완 전 원장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

Written by zeronova

2015/01/04 at 8:30 pm

[채용완료] 흔치 않은 퓨처플레이 채용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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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어떻게 사업을 하는지, 투자사들은 어떻게 투자 결정을 하는지, 그리고 예비 창업자들은 어떻게 성숙한 기업가로 키워지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퓨처플레이와 함께 일하시다보면 이 모든 경험을 본인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퓨처플레이에서 운영 업무를 담당할 주니어 매니저를 채용 중입니다. 업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출, 구매 및 비용 처리 업무
  • 재무 관리 업무
  • 행정 및 운영 지원 업무

구매/비용 처리 정도의 업무 경험은 필요합니다만 전문적인 수준의 회계 능력을 바라지 않습니다. 오히려, 밝고 명랑한 성격,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스타트업 문화에 잘 어울릴 수 있는 분을 찾습니다. 신입은 아니고 2년 이상의 경력직으로 찾습니다. 스타트업이나 투자사에서 일해 보신 분이라면 완전 우대합니다.

합류하시게 되면 스페셜리스트로서 퓨처플레이 전반적인 운영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퓨처플레이 내부 회의에 파트너/스페셜리스트들과 함께 참여하게 됩니다. 또한, 투자 IR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얻으시고, 예비 창업자들이 이수하는 퓨처플레이 창업 교육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를 특허화하는데 퓨처플레이가 지원해 줍니다. 스타트업 업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인맥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은 기본이구요. 풍족한 급여를 드릴 수 없기 때문에 이 모든 이점을 살려 스타트업과 투자사의 문화와 분위기를 배우고 이를 발판삼아 후일을 기약하고자 하는 분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관심있는 분은 제게 이메일로 이력서 보내주세요. (jason.han@futureplay.co) 아니면 주위에 맞는 분 계시면 추천도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채용이 마무리되면 제목에 [마감]이라고 표시하겠습니다.

퓨처플레이 인벤터들 (예비창업자)

퓨처플레이 인벤터들 (예비창업자)

퓨처플레이는 테크 스타트업을 만들어내거나 투자하는 인큐베이터이자 투자사입니다. 컴퍼니 빌더라고 불리는 독특한 모델을 운영하기 위해 다른 투자사와는 다르게 각 분야별 스페셜리스트가 10분 정도 정직원으로서 일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예비창업자들이나 포트폴리오 회사들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하고 그들의 성공가능성을 높여줍니다. 자율출근제로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으며, 카페스러운 사무실 공간, 그에 어울리는 수평적이고 책임있는 회사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치는 구역삼세무서 사거리 마루180 5층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퓨처플레이 기사들을 확인해 보세요.

퓨처플레이 사무실

퓨처플레이 사무실

퓨처플레이 사무실 맞은편 옥상정원

퓨처플레이 사무실 맞은편 옥상정원

Written by zeronova

2014/10/31 at 4:15 pm

Startup & Management에 게시됨

샤오미 사용기와 분석: 과연 그들은 성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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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최근 스마트폰 업계의 최대 화두일 것이다. 그들이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슈가 됬을까? 나는 이게 매우 궁금해졌다. 도대체 어떤 제품이길래. 그래서 샤오미폰을 직접 써 보기로 결정하고, 가장 저렴한 제품을 찾아보니, 중저가 모델로 출시한 홍미(Red Rice) 시리즈가 한번 써보기 편한 가격대였다. (대략 20만원대) 그 중에서도 노트버전인 홍미노트를 구해서 세컨폰으로 3주 정도 사용해 보았다.

 

홍미노트 뒷면

홍미노트 뒷면

홍미노트와 아이폰 UI 비교

홍미노트와 아이폰 UI 비교

 

 

 

 

 

 

 

 

 

 

 

 

결론은 어땠을까? 한마디로 삼성, LG와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를 충분히 위협할만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느낌은 안드로이드폰이지만 애플 인터페이스와 유사한 단순함과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성능 측면에서도 여타 프리미엄폰에 비해 딸리지 않는 성능을 보였다. 샤오미는 창업 4년만에 어떻게 이런 제품을 만들어내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일까?

샤오미 경쟁력의 핵심 – 해커에서 시작된 소프트웨어 중심 철학

샤오미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는 글들을 보면 대부분 저렴한 가격이나 똑똑한 마케팅 전략 같은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출발점이 해커문화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소프트웨어가 샤오미의 핵심 경쟁력이라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일반적인 스마트폰 제조사의 경우 하드웨어 제조 능력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소프트웨어(OS) 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 같은 플랫폼 소프트웨어 기업에 의존해 왔다. 하드웨어 경쟁력으로 시작하고 스마트폰의 빠른 교체 주기에 맞춰가다보니,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연구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 여유와 능력이 부족했다.

XDA Developers 커뮤니티

XDA Developers 커뮤니티

반면, 샤오미는 XDA 해커 커뮤니티[1]에서 안드로이드폰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XDA는 500만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린 최대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 커뮤니티로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롬(ROM, 펌웨어)을 개발하여 무료로 제공하고, 각종 기술 지원을 하는 곳이다. 샤오미의 개발자들도 XDA에서 안드로이드폰을 위한 런처를 개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것이 MIUI(미유아이) 런처로서 아이폰을 사용하던 사용자가 안드로이드로 넘어왔을 때 가장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런처를 제공했던 것이다. 하지만 런처로서 끝내지 않고, 안드로이드에 최적화된 독자적인 롬(ROM)을 만들게 되었고, 이것이 런처와 결합하여 오늘날 샤오미폰에 탑재된 MIUI[2]가 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3]을 참고)

MIUI 웹페이지

MIUI 웹페이지

이것은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와는 확연히 다른 시작이다. 샤오미는 2010년 8월 MIUI를 무료로 공개한 후 어느 정도 안정기간을 거치고 나서, 2011년 8월 그들의 첫번째 스마트폰인 Mi1을 출시했다. 이후 매년 새로운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지만, MIUI에 대한 개발과 지원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가장 최근 버전인 MIUI 버전 5를 3년전 출시했던 Mi1폰에 돌려도 아무 무리가 없다고 한다. 즉, 다섯 번의 판올림(업그레이드)을 하더라도 이전 스마트폰까지 모두 지원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제조사 입장에서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면 안드로이드의 메이저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 그에 맞춰 롬을 다시 개발해야 하는데, 이미 제조사 하드웨어에 최적화되어 많은 부분 수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매번 다시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드웨어와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는 일관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제조사는 제한된 정도의 업그레이드만 지원하고 중단하는게 보통이다. 반면, 샤오미는 MIUI를 3년 넘게 한주도 빼먹지 않고 매주 업데이트하면서 최신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철학과 하드웨어 중심 철학의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또한 MIUI는 샤오미폰만 지원하는게 아니라, 삼성, LG, HTC 등 타 제조사까지 지원하고 있고 2013년 말 기준으로 MIUI 다운로드 수가 3천만을 넘었는데, 그중 1천만명 정도는 타 제조사의 사용자라고 한다.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의 행보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MIUI 플랫폼: AOSP (Android Open Source Platform)의 가능성을 보여주다

샤오미폰을 처음 실행해 보면, 애플 아이폰과 UI가 너무나 비슷해서 놀라게 된다. 속은 안드로이드인데 겉은 아이폰인 듯한 느낌. 수년간 아이폰을 써 왔던 필자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인터페이스이고, 안드로이드폰에 적응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 솔직히 필자에게는 아이폰 인터페이스가 안드로이드 기본 인터페이스보단 직관적이고 쉽다는 느낌이다. 성능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앱을 실행시킬 때 지연된다는 느낌이 없었다. 특히 홍미노트는 샤오미폰 중에서도 저가모델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도 별 불편함이 없었다. CPU는 MTK6592 옥타코어 1.7 GHz, 램 2G 사양이며, Antutu 벤치마크를 돌려봤을 때 삼성 갤럭시 S4 정도의 성능을 보였다. (Mi3에 대한 벤치마크는 [4] 참고)

Hongmi-Antutu-01

Hongmi-Antutu-02

 

 

 

 

 

 

 

 

 

 

 

 

 

 

 

 

 

MIUI와 같이 구글의 공식 안드로이드를 이용하지 않고, 오픈소스로 공개된 안드로이드 버전을 사용하는 경우를 AOSP(Android Open Source Platform)이라고 한다. 샤오미 이외에도 아마존 킨들, 노키아 X 등이 있고 화웨이, ZTE 등 다수의 중국 제조사들이 AOSP 기반의 안드로이드폰을 생산하고 있다. 이미 안드로이드(52%)에 이어, 세계 시장 점유율 2위(25%)를 차지하고 있을만큼 위력적이다.[5] AOSP를 이용할 경우 공식 안드로이드폰과의 차이는 지메일, 구글맵, 플레이 스토어와 같은 구글 모바일 서비스(Google Mobile Service)가 기본 탑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 OS는 무료로 풀고, 구글 서비스를 확대시키려는 구글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노릇이다. 홍미노트에도 구글 서비스들이 탑재되어 있지 않다. 대신 자체 제작한 서비스들(메일, 주소록, 브라우저, 마켓 등)이 탑재되어 있는데,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우리가 사용하는 앱 중에 꼭 구글 서비스를 써야만 하는게 무엇이 있을까? 나도 이번에 홍미노트를 써 보고 나서 그런 앱이 거의 없음을 인식하고 좀 놀라웠다. 물론 자국 서비스의 장악력이 높은 한국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 서비스 배포 전략이 좀 안이한 접근 아니었나 싶다.

MIUI 기본프로그램들

MIUI 기본프로그램들

MIUI 웹브라우저

MIUI 웹브라우저

MIUI 게임센터

MIUI 게임센터

 

 

 

 

 

 

 

 

 

 

 

 

 

그리고 플레이 스토어만 설치하면 나머지 앱들도 설치 가능하기 때문에 구글 서비스 기본 탑재는 딱히 제한이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물론 앞으로 구글에서 AOSP를 견재하겠다면 그 조차 막을 수 있겠지만, 이미 형성되어 있는 AOSP 생태계를 적으로 만들긴 쉽지 않을 것이다. AOSP 생태계 중에서도 특히 샤오미의 출발점이었던 XDA 커뮤니티를 눈여겨 보아야 한다. XDA 커뮤니티에서 가장 인기있는 안드로이드 롬은 단연코 사이애노젠 모드(Cyanogen MOD, CM)[6]이라고 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 지원이 중단된 스마트폰에 CM롬을 설치하면 최신의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공식 지원 기기만도 70-80여개에 달하고 설치되어 있는 단말의 수도 천만을 훌쩍 넘겼다고 한다. 그렇다면 MIUI 기반의 샤오미처럼 CM에 기반한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도 있지 않을까? 맞다. 바로 원플러스(OnePlus)[7][8]라는 중국 신생 스마트폰 제조사가 CM에 기반한 스마트폰 원플러스원을 출시했다. 5.5인치 디스플레이, 2.5 GHz 스냅드래곤 801(퀄컴 쿼드코어) CPU, 3G 램을 탑재하여 웬만한 대형 제조사에 밀리지 않는 스펙을 가지고 있음에도 $299-$349라는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그들의 홈페이지에 걸려있는 “2014 Flagship Killer”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보면 그들이 저가 시장보다, 중고가 시장을 공략함을 알 수 있다. 2013년 12월에 설립된 신생회사가 어떻게 이렇게 단기간에 괴물같은 폰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바로 안정화되고 충분히 검증된 오픈소스 안드로이드인 사이애노젠모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OnePlus One 폰

OnePlus One 폰

사이애노젠모드 홈스크린

사이애노젠모드 홈스크린

 

 

 

 

 

 

 

 

 

 

 

 

샤오미와 원플러스는 AOSP 기반 스마트폰의 시작에 불과하다. 저가, 중고가 구분없이 더 많은 스마트폰들이 AOSP 기반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젠 하드웨어의 브랜드보다 구글 안드로이드냐, MIUI냐, 사이애노젠모드냐에 따라 스마트폰을 구분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이러한 대열에 국내 제조사의 대안은 무엇일지 정말 궁금하다.

하드웨어 미끼 전략, 서비스와 컨텐츠로 수익을 노리다

뭐니뭐니해도 샤오미폰의 최대 미덕은 최고의 가격 대비 성능비 아닐까 싶다. 고가 프리미엄폰과 유사한 사양의 스마트폰을 $200-$300의 가격으로 장만할 수 있다. 이렇게 저가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 다른 제조사들과 차별화된 마케팅과 유통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한된 시간동안 제한된 수량만 판매하는 헝거 마케팅, 충성도 높은 고객 중심의 입소문 마케팅, 아마존과 같이 온라인으로만 판매하여 유통 비용 최소화 등으로 엄청나게 비용 절감을 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워낙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샤오미폰의 마진은 대략 매출대비 10% 정도라고 한다. 자, 그럼 샤오미는 어떻게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일까? 샤오미 공동 창업자 중 한명인 린빈의 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하드웨어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플랫폼일 뿐, 하드웨어에서 돈을 벌 생각은 없다. 하드웨어를 구입한 사용자들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우리에게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서비스이다.[9]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 아닌가? 구글이나 아마존이 매번 하는 얘기다. 하드웨어는 수단일 뿐 진정한 수익은 서비스와 컨텐츠에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미노트를 사용해 보면 서비스와 컨텐츠로 수익을 만들기 위한 포석들이 MIUI에 꽤 포함되어 있다. 우선 샤오미 독자적인 앱마켓이 존재한다. 물론 현재는 중국앱 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 이외에는 딱히 매력적이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개설한지 13개월만에 10억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200개 넘는 중국 앱스토어 중에 5위에 올랐다고 한다.[9] 또한 테마앱을 제공해서 무료 또는 유료로 스킨을 바꿀 수 있게 했고, 음악앱이나 비디오앱은 로컬 컨텐츠뿐 아니라, 온라인의 컨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그런데 대부분의 컨텐츠를 추가 비용없이 재생할 수 있는걸로 봐선 아직 저작권 이슈는 큰 고민을 하지 않는 느낌이다)

MIUI 앱마켓

MIUI 앱마켓

Hongmi-테마

MIUI 테마앱

MIUI Video앱

MIUI Video앱

 

 

 

 

 

 

 

 

 

 

 

 

그리고 샤오미 역시 독자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MiCloud를 제공한다. 기본 5G의 저장공간을 제공하는데 연락처, 문자, 사진, 노트, 음악 등을 자동으로 동기화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개인정보가 민감할 수 있는 문자와 통화기록 역시 동기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는 iCloud와 유사한 정도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지만, 추후 Dropbox 같은 스토리지 클라우드를 제공한다면, 스마트폰에 있는 거의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에 담을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을거라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독자적인 결제 수단인 MiCredit을 제공하여, 컨텐츠 구입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금은 테마 구입에만 사용할 수 있지만, 추후 앱마켓, 음악/동영상 컨텐츠 구매에 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MiCloud PC 화면

MiCloud PC 화면

MiCloud Gallery

MiCloud Gallery

 

 

 

 

 

 

 

MiCloud 설정

MiCloud 설정

MiCredit

MiCredit

MiCredit 충전

MiCredit 충전

 

 

 

 

 

 

 

 

 

 

 

 

샤오미의 도전, 과연 성공할 것인가?

홍미노트를 써 본 결과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며, 현지화만 제대로 된다면 글로벌하게 고객 확보에 문제없다고 느꼈다. 무엇보다도 샤오미의 스타트업스러운 행보는 대형 제조사들이 따라하기 쉽지 않은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제조 기술 수준이 비슷해지고, 고객 요구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고객과 밀착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하여 발빠르게 움직이는 샤오미의 전략이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샤오미에 대해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하드웨어 마진을 최소화하고, 서비스와 컨텐츠 매출을 주 수익원으로 하려는 전략은 아직까지는 미미한 성과만 내고 있다. 2013년 약 54억 달러의 매출 중에 단지 3%(1.7억 달러)만이 액세서리, 앱, 서비스 매출이라고 한다.[9] 아직 갈 길이 멀다. 초기에 MIUI 플랫폼을 잘 개발해서 사용자의 호응을 얻었다고 하면, 이제 MiCloud나 앱마켓, 컨텐츠 서비스와 같은 서비스 플랫폼으로 샤오미 스마트폰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서비스 플랫폼 기술은 지금까지 샤오미가 집중했던 클라이언트 기술이 아니라 구글과 아마존이 집중하는 서버 사이드 기술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따라잡기 쉽지 않다. 그 단적인 예로 애플이 아이폰과 iOS는 잘해도 iCloud와 기타 서비스에서 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샤오미는 기술적으로 구글보다는 애플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서비스 플랫폼은 양면시장 비즈니스로서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치밀한 플랫폼 전략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측면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나의 경우 겨우 3주 밖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즉, 제품의 완성도에 대해선 판단할 수가 없다. 실제로 샤오미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1년 이내에 고장나는 경우가 많다고 경험을 토로한다고 한다. 그리고 샤오미의 불량률도 시장 평균인 4-5% 정도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인력 중심이다보니, 하드웨어와 양산 기술력이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주목된다.[9] 하지만, 개인적으로 샤오미의 가장 큰 도전과제는 혁신에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그들이 이룩한 성과는 저가로 프리미엄급의 스마트폰을 생산해 내는 능력이었지, 뭔가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MIUI는 혁신이 아니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대안일 뿐) 그들이 주장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해커 문화로, 기존 스마트폰을 뛰어 넘는 무엇인가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무수히 쏟아져 나올 중국내의 샤오미 카피캣들과 어떻게 차별화 할 수 있을까?  샤오미의 최대 과제일 것이다.

참고

[1] XDA Developers, http://www.xda-developers.com/
[2] MIUI, http://en.miui.com/
[3] 샤오미, 안드로이드 그리고 불교 경전을 읊는 해커의 야망, slownews, http://slownews.kr/18125
[4] ‘샤오미폰이 가성비가 좋은 이유’ 샤오미 MI3 벤치마크 및 독특한 UI, Platum, http://platum.kr/archives/23233
[5] Q4 2013 Smartphone OS Results: Is Google Losing Control of the Android Ecosystem?, ABI Research, https://www.abiresearch.com/press/q4-2013-smartphone-os-results-is-google-losing-con
[6] CyanogenMOD, http://www.cyanogenmod.org/
[7] OnePlus, http://oneplus.net/
[8] 제 2의 샤오미, 원플러스, ZDNet Korea, http://www.zdnet.co.kr/column/column_view.asp?artice_id=20140523103445
[9] 샤오미의 사업모델, LG경제연구원, http://www.lgeri.com/industry/electronic/article.asp?grouping=01030200&seq=548

Written by zeronova

2014/08/12 at 7:03 pm

FuturePlay –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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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6월부터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FuturePlay라는 초기 기술 스타트업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회사입니다. 올라웍스 창업자인 류중희 대표가 만든 회사고 위치는 역삼동에 새로 문을 연 아산나눔재단 마루180 5층에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것은 다른 투자회사들과는 다른 여러가지 매력적인 점들 때문입니다. 이 곳 자체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FuturePlay

FuturePlay

 

초기 기술 스타트업에 집중하여 투자

저와 류중희 대표 모두 비슷한 시기에 기술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성공적으로 Exit을 한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기술 스타트업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고, 만만하게 시작하기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 스타트업이 서비스 스타트업보다 성공확률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점은 두 사람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기술력 있고 아이템 잘 잡으면 필요로 하는 곳이 꼭 나오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재능있는 분들이 기술 스타트업을 많이 시작하도록 도와주려고 합니다. 특히 시작하는 시점, 초기에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할거라 생각하고, 그 부분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물론 투자도 그 중 한 부분이고, 꼭 투자가 아니더라도 국내 기술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만든다는 의미에서라도 조언과 멘토링 등 여러가지 도움을 주려 합니다.

Tech Startup의 조력자

 

Tech Startup Builder

하지만 기존 투자회사들과는 좀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는데, FuturePlay는 Company Builder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재능있는 인벤터, 엔지니어, 개발자 등을 직접 고용해서 최대 1년까지 함께 아이디에이션, 기술 개발, 특허 출원, 사업 개발, 프로토타이핑 등을 하며 스타트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준비를 함께 해 나가는 것이죠. 그러다가 때가 되었다 싶으면 1년 이내에 스핀오프를 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컨셉의 출발점은 기술을 보유한 우수한 인재들이 왜 창업을 하지 않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고,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스타트업을 하게 되면서 짊어져야 하는 리스크를 지목했습니다. 그 리스크를 FuturePlay가 대신 짊어져 준다면 재능있는 엔지니어들의 창업을 끌어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 것이죠. 이미 1년전부터 류중희 대표님이 기술 스타트업 창업의 문제/솔루션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1년여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 올해 정식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마루180

마루180

 

FuturePlay의 강력한 맨파워

Company Builder를 지향하다보니 기존 투자회사와 또 하나 다른  점이 있습니다. FuturePlay에서 직접 스타트업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회사를 만드는데 필요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두 모여 있습니다. 예를들어 저는 테크 파트너로서 CTO 역할을 하며, 스타트업의 기술과 개발 관련 지원과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저 말고도, 기술 발명을 담당하는 슈퍼 인벤터, Product Manager, 변리사, 변호사, 마케터, 재무 전문가 등 각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하신 분들이 정식 파트너와 스페셜리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의 여러가지 어려움들을 외부 전문가나 멘토가 아닌 내부 멤버들이 직접 도와줄 수 있수 있는 엄청난 강점이 있죠.

파워풀한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

 

개발자와 엔지니어의 친구 – 제발 저를 괴롭혀 주세요~ ^^

요즘 참 재미나게 일하고 있습니다. 다시금 스타트업의 에너지를 팍팍 느끼고 있고, 얽매이지 않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뇌가 말랑말랑해 지는 느낌입니다. 회사이름을 FuturePlay로 지은 것도 미래를 가지고 재밌게 놀자라는 개념으로 미친듯이 일하기 보다는 즐기면서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좋은 기술을 가진 개발자, 엔지니어분들을 만나서 얘기도 듣고 도움도 드리고, 저 역시 많이 배우면서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을 위해 여러 가지 재밌는 일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꼭 FuturePlay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국내 기술 스타트업, 개발자, 엔지니어의 미래를 위해서 재밌는 시도를 해 보고 싶습니다. 저는 이전보다 훨씬 자유로와졌습니다. 저를 많이 괴롭혀 주세요~ jason.han@futureplay.co 로 연락주세요.

(회사 사진 몇 장 올립니다. 깔끔하고 신선한 분위기에요, 놀러오세요~)

FuturePlay

FuturePlay

FuturePlay

Written by zeronova

2014/06/09 at 3:24 pm

Startup & Management에 게시됨

Everything is Data – TEDxSNU 발표

with one comment

제가 6회 TEDxSNU 행사에서 발표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제목은 “Everything is Data”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 주변 모든 것이 데이터의 소스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가치를 찾아내는 일이 앞으로 매우 중요해 질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발표자료는 아래 링크에서 다운받아가시면 됩니다.

Everything is Data-TEDxSNU2014

발표 내용을 아래 살짝 요약해 드릴께요.

What is Data?

데이터란 정량적/정성적인 변수들의 값들에 대한 모음이라고 위키피디아에 정의되어 있는데, 전문가 아니고선 이해하기 어렵죠. 그냥 간단히 디지털적인 비트(0,1)로 변환될 수 있으면 모든 것이 데이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도 일상 생활에서 데이터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엑셀에 가계부를 기록하거나, 고객명단을 적거나, 가게 매출을 기록하는데, 이들이 모두 데이터입니다. 아이튠즈는 뮤직 플레이리스트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곡이 어떤 것이 있고, 각 곡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고 있죠. 우리가 지하철에서 흔히 보는 지하철노선도 역시 데이터입니다. 지하철 경로에 대한 정보를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지도 형태로 표현한 데이터죠. 데이터를 많이 만들어 내는 곳 중에 하나가 대학 실험실입니다. 여기서 실험 결과 데이터를 얻어내고 분석하여 자신들이 주장하는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죠. 심지어, 우리 몸 자체 역시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염기서열 자체가 데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ATGC의 문자열로 이루어진 데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주변 모든 것이 데이터를 쏟아내고 있고, 심지어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Why Data Matter?

왜 데이터가 중요할까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데이터라는 렌즈를 통해서 바라보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깊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는 창조의 씨앗 역할을 할 수 있고, 실행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하나하나 살펴 볼까요?

최근 데이터 활용의 성공적인 사례로 서울시 심야버스가 종종 언급됩니다. 밤 12시부터 5시까지 심야버스를 운행함으로써 밤늦게 귀가하는 시민들에게 중요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심야버스 노선을 어떻게 정해야 할까요? 보통은 버스노선을 연구하고 관리하는 전문가분들께서 경험과 직관에 따라 노선을 정할 것입니다. 실제로 서울시 심야버스도 일차적으로는 그렇게 노선을 정했구요. 하지만 여기서 끝낸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하여 노선을 검증하고 일부 구간은 수정을 했습니다. 이를 위해 kt에서 심야시간대의 통화이력 한달치를 분석하여 유동인구에 대한 통계결과를 제공했고, 이것을 활용해서 노선의 정확도를 훨씬 높인 것입니다. 전문가의 경험/직관과 데이터의 객관적인 사실이 잘 조합된 케이스입니다. 여기에 대해선 제 블로그글 “서울시 심야버스 노선 최적화 빅데이터 활용사례”을 참고하세요.

심야버스 노선 최적화가 데이터를 활용한 문제해결(Problem Solving)에 활용된 사례라면, 데이터를 이용해 예측(Prediction)을 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 데이터가 무엇인가를 예측하기 위해 종종 활용되고 있습니다. 트위터 데이터로 주가를 예측할 수 있을까요? 여러 대학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를 했고, 그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트위터 데이터에서 특정 회사들에 대해 사용자들이 얘기하는 평가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감정분석(Sentiment Analysis, Opinion Mining)이라고 합니다. 예를들어, 삼성전자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는 글들이 많아지면,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선 트위터 데이터에서 긍정/부정을 측정할 수 있는 키워드를 뽑아내고 이들의 빈도수를 측정해서 예측을 하는 것입니다. 너무 간단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긍정/부정 말고도 다양한 감정요소를 측정하고 반영합니다. 실제로 트위터와 같은 소셜 데이터 기반으로 투자하는 펀드도 해외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가 데이터를 이용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사례입니다.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

하지만 이런 일은 보통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나 가능한 일이겠죠. 만약 내가 데이터가 없는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나 사업을 해 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데이터 크라우드소싱(Data Crowdsourcing)입니다. 내가 직접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용자의 참여를 통해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모아서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대표적인 서비스로서 WeatherSignal이 있습니다. 휴대폰 배터리 온도 센서 데이터를 모아서, 전 세계의 기온에 대한 지도를 그리는 것이죠. 사용자들이 모바일앱을 설치하면 자동으로 배터리 온도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같은 지역 데이터를 모아서 기온을 추측하는 것입니다. 이 서비스의 기저에는 배터리 온도 센서값과 외부 기온과의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깔려있죠. 또 하나는 네비게이션 서비스인 Waze입니다. 네비게이션에서 제공되는 정보들은 일반적으로 업체에서 직접 수집하는데 반해 Waze는 사용자들이 도로를 직접 그릴 수 있게 되어 있고 교통 정체, 사고 등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함으로써, 빠르고 확장성 있는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와 사용자의 힘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작년에 이 업체는 구글에 1조원에 가까운 가치를 인정받고 인수되었답니다. 이와 같이 크라우드소싱은 내가 직접 생산해 내기 힘든 데이터들을 사용자의 힘을 빌어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전략입니다.

두번째 방법은 오픈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요즘 정부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공공 데이터를 오픈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정부 3.0이라고 해서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고 시민들이 활용하게하여 고용, 복지 등을 촉진하자는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들 중에 의미있는 서비스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 한가지 예로 코드나무에서 개최한 제 1회 공공데이터 캠프에서 하루밤만에 만들어진 안심이 서비스가 있습니다. 안심이 서비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병원 항생제 처방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각 병원들이 항생제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등급으로 지도에 맵핑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들 병원을 찾을 때 유용하겠죠? 이와 같이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재료로서 오픈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수준에서 데이터 가지고 놀기

데이터 크라우드소싱이나 오픈 데이터 조차도 그냥 맘만 먹는다고 쉽게 접근하긴 쉽지 않겠죠? 당장 나 스스로 데이터로 이것저것 해 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은 개인적인 수준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요즘 웨어러블 장치(Wearable device)들이 엄청 주목을 끌고 있죠? 구글 글래스, 갤럭시 기어, 나이키 퓨얼밴드 등 다양한 웨어러블 장치들이 등장하고 있고, 소비자의 지갑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웨어러블 장치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이들이 나에 관한 데이터를 추출해 주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는 Fitbit Flex라는 Activity Tracker, 쉽게 말하면 디지털 만보계를 차고 있습니다. 이 장치는 저의 걸음수, 칼로리소모량, 수면시간, 수면상태 등을 측정해서 기록하고, 모바일앱으로 이쁘게 보여줍니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를 몇달치 모아서 활동패턴이나 수면패턴을 알아낼 수도 있겠죠. Fitbit이 걸음수에 대한 데이터 측정이라면, 걸음자세나 앉은 자세에 대한 데이터 측정은 Lumoback이라는 Posture Sensor 제품이 해 줍니다. 이 제품을 허리에 차고 있으면 앉거나 걸을 때 자세가 삐뚤어졌을 때 진동을 울려서 바로 잡도록 해 주죠. 그러면서 어느 시간에 자세가 좋지 않았는지, 하루 중 자세가 좋았던 시간과 나빴던 시간의 비율을 기록합니다. 이 데이터 역시 모아서 분석해 보면 나의 자세패턴을 알 수 있겠죠?

하지만 이것 역시 특정 기능을 하는 웨어러블 장치를 구입하고 착용해야 합니다. 그것조차 싫다면? 그냥 손으로 그때그때의 상태를 기록하시면 됩니다. 특히 어르신분들께서는 디지털 장치를 어려워하시기 때문에 이 방법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당뇨병인데, 당뇨병은 관리가 정말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 당뇨 측정과 식사 기록, 운동 기록 등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엑셀로 당뇨일기 표를 만들어 드리고 기록하시도록 부탁을 드렸습니다. 두달정도 기록하신 후 그 표를 모아서 엑셀로 다시 기입하고 R이라는 통계 소프트웨어로 프로그래밍하여 몇 가지 결과들을 뽑아냈습니다. 재밌는 결과가 나오더군요. 점심 이전, 즉 오전의 당수치와 오후의 당수치가 확연하게 다른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점심 식사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오후 활동에 문제가 있어 당수치가 크게 오르는 것이고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결과를 어머니께 보여드리니, 놀라워하시면서 오후에 좀 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시더군요. 그러면서 당뇨일기를 열심히 쓰기로 하셨고, 제가 좀 더 분석해서 어머니께서 당수치를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어떠세요? 어떤 디지털 장치 없이도 그냥 손으로 데이터를 생성해 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웨어러블 장치의 도움을 받거나 직접 입력을 하는 방식으로 나에 관한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 및 실험하는 것을 Quantified Self라고 합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는 운동(Movement) 혹은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죠. 자신을 수치화하고 실험해서 자신에 대해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개선해 나가려는 목적입니다. 마치 기업에서 데이터 기반하여 기업 현황을 파악하고 객관적인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것처럼 개인 수준에서 데이터에 의한 객관화와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죠. 앞으로 매우 성장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사례들이 대부분 데이터를 이용해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해결이나 예측을 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의 활용은 그 이상입니다. 예를들어 데이터를 창조적 활동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음악을 만드는데 Digital Audio Workstation (DAW)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주로 활용합니다. 이것으로 소리를 녹음하거나 편집할 수 있고, 심지어 소리를 프로그래밍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시도해 본 것이 원래 음원파일을 기온 데이터의 변화를 반영하여 변조하는 것입니다. 기온 변화양에 따라 음의 높낮이(Pitch)를 높이거나 낮추는 것입니다. 기온 데이터에 기반하여 PitchShift 효과를 적용하는 것이죠. 그닥 듣기 좋은 소리는 나오지 않아도 전형적인지 않은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또한 기온 데이터가 변함에 따라 매번 다른 사운드를 만들어내죠. 심플한 사례이지만 이런 형태로 창의적인 작업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데이터는 이해와 창조의 원천

매트릭스 1편 마지막 장면을 보면 네오가 각성하고 이 세상이 0과 1로 이루어진 매트릭스 안에서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되죠. 저는 그 장면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은 데이터, 더 나아가 정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데이터는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또한 데이터를 가지고 놀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창조적인 결과물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보물창고입니다. 지금 당장 데이터 속으로 뛰어드시기 바랍니다.

Written by zeronova

2014/03/15 at 11:32 am

[MOOC추천] Statistical Learning (스탠포드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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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istical Learning에 대한 기초과정 강의입니다. 이번에는 Coursera가 아니라 스탠포드대학의 OpenEdX 강의입니다. 학습 기법 중에 Supervised learning에 초점을 맞추고, 특히 regression과 classification에 초점을 맞춘다고 합니다. 하지만 PCA나 clustering 같은 Unsupervised learning도 약간 다룰 예정이라고 하네요. 스탠포드 대학의 유명한 통계학과 교수 Trevor Hastie와 Rob Tibshirani 두분이 강의하십니다. 이분들 The Elements of Statistical Learning (pdf)라는 유명한 책의 저자분이시죠.

Statistical Learning

Statistical Learning

수업개요

수업내용

linear and polynomial regression, logistic regression and linear discriminant analysis; cross-validation and the bootstrap, model selection and regularization methods (ridge and lasso); nonlinear models, splines and generalized additive models; tree-based methods, random forests and boosting; support-vector machines. Some unsupervised learning methods are discussed: principal components and clustering (k-means and hierarchical)

데이터 분석 기법의 활용 측면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

강의 소개글에도 나와있듯이, 이론적인 측면을 다루기보다 다양한 통계적 학습기법의 활용 측면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사실 통계학자나 전산학자들에게는 학습기법의 이론적인 측면이 중요하겠지만, 데이터 분석가 입장에서는 오히려 어떤 문제에 어떤 기법을 활용하고 해석하는지가 더 중요하겠지요. 그런 관점에서 강의를 할 것 같습니다.

This is not a math-heavy class, so we try and describe the methods without heavy reliance on formulas and complex mathematics. We focus on what we consider to be the important elements of modern data analysis.

주목할만한 점은 이 강의가 An Introduction to Statistical Learning, with Applications in R 책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강의하시는 교수님들이 저자이고, 이전에 저술하셨던 베스트셀러 The Elements of Statistical Learning (ESL)이 이론적인 측면을 강조했다면 이 책은 활용 측면에 초점을 두었다고 합니다. 지금 당장 PDF 다운로드 가능하니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서문에도 그런 내용이 있구요. 각 장마다 마지막에 R로 실습할 수 있는 Lab 부분이 있고, 데이터와 R 코드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제 데이터 분석 공부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는 출발점으로 삼을 만한 훌륭한 교재가 아닐까 싶네요. 이 책으로 강의한 자료도 이미 공개되어 있으니 스스로 학습하기에도 좋습니다.

통계학이나 기계학습 수업을 들으면서도 항상 아쉬웠던 점이, 왜 이런 기법이 나왔는지, 그리고 어떤 데이터와 문제에 적합한지 등의 활용 측면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수업은 그런 부분의 갈증을 해소해 주지 않을까 싶네요. 

Written by zeronova

2013/12/26 at 10:45 am

Data Analytics, MOOC에 게시됨

Quantified Self 소개 – 개인 데이터와 분석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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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들어 Quantified Self라는 용어가 언론에 가끔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말로 바꾸면 “수치화된 자신” 정도인데, 어색하기 그지 없다. 그래서 그냥 원어 그대로 줄여서 QS라 하기로 하자. QS를 간단히 정의하자면, 자신의 일상이나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트래킹하여 자기 자신에 대해 보다 더 잘 파악하고 개선하려는 시도다. 2008년에 Wired에 처음 소개되면서 시작된 일종의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QS 시나리오를 보는게 가장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 체중 감량을 위해 매일 식단과 운동량, 체중에 대해 한달동안 기록했다. 이후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다이어트를 위해 점심 식사를 거르는 것이 체중 변화에는 그닥 효과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운동의 경우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하는 장치를 부착하여 데이터를 확인했더니, 헬스기구로 운동할 때보다,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시 칼로리 소모량이 더 많은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를 활용하여, 점심을 거르지않고 저녁 식사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식단을 조절하고, 달리기와 자전거와 같은 유산소 운동 위주로 실천하기로 했다.
  • 명상이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한달 동안 실험했다. 우선 두주 동안 명상을 하지 않고 수면을 취한 후 그 결과 수면의 질을 점수로 기록하고(1-10점) 다음 두주는 저녁에 30분 명상을 한 후 수면을 취한다음 마찬가지로 수면의 질을 기록한다. (수면 모니터링 장치를 착용할 수도 있음) 두 가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명상이 수면의 질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는지 분석을 해 보니,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도의 차이를 보이지 않음을 확인했다. 그래서 명상시간을 1시간으로 늘려 다시 실험했더니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고, 수면 전에 항상 1시간 정도 명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위와 같은 시나리오들은 대단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직감적으로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이어트나 명상에 대해서도 모두가 박사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들은 통상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나에게 그대로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각 개인이 이러한 실험을 통해 자신에 대해 더 정확히 알 수 있다면(자신이 모르던 부분까지) 더 효과적으로 개선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QS는 말하자면 ‘개인 수준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인 셈이다. 데이터는 이미 기업 경영 활동에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웹싸이트에 유입되는 트래픽양을 확인하고, 사용자들이 어떤 패턴으로 웹싸이트를 이용하는지, 어떤 상품이 구매가 가장 증가했는지 등에 대해 데이터 기반으로 트래킹하고, 분석해서 향후 웹싸이트를 어떤 식으로 보강할 것인지 결정한다.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 주고 있는데, 이것을 개인에게 적용해 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한 것이 QS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왜 하필 요새 QS가 부각되고 있고 관련 스타트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일까? 개인의 일상이나 활동을 기록하는 것은 이전에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귀차니즘으로 무장한 사용자들에게 매일매일 이런 것을 기록하라고 하는 것은 잔인한 요구다. 하지만 최근 자동으로 활동이나 건강상태등을 기록(트래킹)해 주는 착용용 장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FitBit, Nike Fuelband, Jawbone Up, Scanadu 등이 그런 장치들이다. 이런 장치를 통해 별 다른 노력없이도 자신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런 장치들은 모두 아이폰앱이나 안드로이드앱으로 자동으로 동기화되서,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Ubiquitous Computing이나 Wearable Computing이 벌써 20년도 넘게 연구되어 왔지만, 지금에서야 꽃을 피울 수 있게 된 것도 이러한 스마트폰 플랫폼에 연동할 수 있게 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함께 센서 기술과 센서 데이터를 계산하는 기술의 발전도 한몫)

Quantified Self Devices (GigaOM)

하지만, QS를 단지 이런 웨어러블 장치 관점에서만 보는 것은 큰 그림을 놓치는 것이다. 이제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먼저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트래킹 장치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고, 일단 이런 장치들을 통해 데이터가 모이기 시작하면, 이런 개인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실행 가능한(의사결정) 인사이트를 끄집어 내 줄 것인지가 더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이런 부분을 요새 Personal Analytics라고도 한다. 그 다음은 개인 수준에서 도출된 실행 아이템들을 어떻게 기존 서비스나 헬쓰케어 인프라, 병원 등과 연계하여, 비즈니스로 만들어갈 것인지가 큰 이슈가 될 것이다. 아마도 각각의 레벨에서 사업적인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이를 찾는 스타트업들이 다수 등장할 것이다. 이미 실리콘밸리에선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Quantified Self에 대한 더 자세한 소개는 아래 글들을 참고

Quantified Self 관련 블로그와 스타트업들

Written by zeronova

2013/11/27 at 5:47 pm

[MOOC추천] Data Analysis – Data Scientist의 기초를 배우자

with 7 comments

기다리고 기다리던 존스홉킨스 대학의 Data Analysis 수업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에 들으려고 시도하다가 바빠서 못들었는데, 올해는 기필코 마쳐보려고 합니다. 이 수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데이터 분석에 대한 전 과정을 가르쳐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제 데이터 분석 과제를 통해 분석 경험도 쌓을 수 있지요. 어제(10/28)부터 시작했으니 지금 신청하면 늦지 않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Learning R in Coursera” 페북 그룹에서 이 수업 수강하는 분들이 함께 공부할 예정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가입하시구요.

Data Analysis - Johns Hopkins University

Data Analysis – Johns Hopkins University

수업개요

  • 개강일시: 10월28일
  • 강의기간: 8주
  • 주당 강의구성: 동영상 수업 2시간, 퀴즈
  • 주당 예상소요시간: 3-5시간
  • 성적: 퀴즈와 2번의 데이터 분석 과제
  • 교수: Jeff Leek

Course Contents (무엇을 배우나?)

  • The structure of a data analysis (steps in the process, knowing when to quit, etc.)
  • Types of data (census, designed studies, randomized trials)
  • Types of data analysis questions (exploratory, inferential, predictive, etc.)
  • How to write up a data analysis (compositional style, reproducibility, etc.)
  • Obtaining data from the web (through downloads mostly)
  • Loading data into R from different file types
  • Plotting data for exploratory purposes (boxplots, scatterplots, etc.)
  • Exploratory statistical models (clustering)
  • Statistical models for inference (linear models, basic confidence intervals/hypothesis testing)
  • Basic model checking (primarily visually)
  • The prediction process
  • Study design for prediction
  • Cross-validation
  • A couple of simple prediction models
  • Basics of simulation for evaluating models
  • Ways you can fool yourself and how to avoid them (confounding, multiple testing, etc.)

데이터 분석 기초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 강추

데이터 분석에는 여러 과정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획득에서 시작해서, 정제하고, 탐색하고, 통계적 분석 모델 만들고, 결과에 대한 평가하고, 최종적으로 보고서 형태로 산출물이 나옵니다. 요즘 데이터 사이언스가 인기를 끌면서 데이터 분석을 위한 툴이나 이론적 토대를 가르치는 코스나 세미나는 많이 있지만, 실제 데이터 분석 전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Data Anaysis 수업은 커리큘럼도 잘 짜여져 있고, 교수 역시 바이오 분야에서 베테랑 분석가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이 수업을 통해 데이터 분석의 기초를 탄탄히 할 수 있을거라 예상합니다.

본 수업은 같은 대학에서 개설된 Computing for Data Analysis 수업을 통해 R을 배운 학생들이 후속 수업으로 실제 데이터 분석 과정을 배울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R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지만, 전문가 수준의 R 지식이 필요하진 않고 기본적인 R 지식과 필요하면 함수 찾아 볼 수 있는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영어가 오히려 더 큰 벽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네요. 왜냐면 두번의 데이터 분석 과제가 결과물이 영어 보고서로 나와야 합니다. 교수는 분석가에게 필요한 중요한 역량 중 하나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강조하고, 따라서 보고서도 잘 써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어 글쓰기 경험이 없는 분들에겐 분명히 큰 진입장벽으로 느껴질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영어 보고서에도 도전을 해 보시죠. (그리고, 코드만 잘 기술하면, 영어 보고서 부분은 좀 부족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과제가 어떤 형태로 나올지 벌써 예제 프로젝트를 올려 두었으니 미리 확인을 해 보세요. 미국의 1주일치 지진 데이터를 가지고, 지진발생 깊이와 지진 강도 사이의 관계를 찾는 프로젝트입니다. 데이터, R 코드, R Markdown, 보고서, 모두 다 있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어떤 분석 과정을 배우게 될 거고, 과제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감이 올 겁니다. (매번 느끼지만, 해외 대학 수업들은 과제 디자인이 정말 예술입니다, 학생들이 따라가기 좋게 친절하게 해 놓았죠)

참, Jeff Leek 교수가 생각하는 데이터 분석과 그에 필요한 역량, 해당하는 Coursera 수업을 연결해 놓은 동영상자료가 있습니다. 확인해 보세요~

Landscape of Data Analysis

Landscape of Data Analysis

Written by zeronova

2013/10/29 at 8:55 am

Data Analytics, MOOC에 게시됨